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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ma, 26x18.5cm, Mixed Media on Canvas, 2017 (each)
최영욱 Choi, Young Wook
b.1964~
최영욱 작가는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 회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습니다. 199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국내외 28회 이상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다수의 단체전과 아트페어에 참여하였습니다. 빌게이츠재단, 필라델피아뮤지엄, 국립현대미술관, 수원대학교, 대한항공 등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조선시대 대표적 도자기인 달항아리를 작품의 핵심소재로 삼아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초기에 작가는 미술학원을 운영하면서 작품활동을 병행하면서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면서 자연과 도시의 풍경을 주로 그리며 삶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을 지도하느라 작품에만 몰두 할 수 없었던 작가는 전업작가로 살기로 결심하고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뉴욕에서 생활하던 중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한국관에서 마주친 ‘달항아리’에 감명받아 그때부터 달항아리를 그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달항아리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보면 볼수록 순백의 미가 느껴지는 매력이 있는데, 모양이 반듯하지 않고 한가운데 불룩한 부분이 어긋나 있어 어딘가 부족해 보이면서도 후덕한데 그 속에 사연을 품은 것처럼 신비함이 깃들어있습니다. 작가는 이런 달항아리의 특징 속에서 우리의 삶과 비슷한 면을 발견하고 작품에 반영시키고 있습니다.
작가의 작품은 단순히 달항아리를 사실적으로 묘사 한 것이 아니라 달항아리의 이미지를 그린 것입니다. 그가 그리는 달항아리에는 수없이 많은 선들이 존재하는데, 백자 표면 유약 속의 작은 선들인 빙열을 그대로 표현하였습니다. 작가는 일일이 수많은 선을 하나하나 그리기 때문에 작품 제작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만 도자기를 구우면 생기는 표면의 균열이 만났다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우리의 삶처럼 느껴져 이러한 방식을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또한, 캔버스에 젯소(물감을 잘 입히기 위한 바탕자료)를 수십 번 바르고 말리기를 반복하거나 얇게 칠하기를 50, 60번씩 반복하면서 사포질로 표면을 갈아내기도 하기 때문에 그림을 가까이에서 보면 도자기와 재질이 비슷해 보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달항아리의 형상을 만들기 때문에 각 항아리 그림마다 얼룩의 정도, 색의 농도, 항아리의 크기 등이 모두 다른 특징을 지닙니다.
작가에게 달항아리는 인생을 담는 그릇이자 관람객과 소통하는 매개체로, 자신의 작품을 보는 관객들이 각각의 추억이 깃든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가장 한국적인 소재로 외국인에게 우리나라 백자, 달항아리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해외 아트페어에 적극적으로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