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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호 Park, Jang Ho
b.1984~
박장호 작가는 개 의 형상을 화폭에 옮기는 작업을 지속해왔습니다. 개의 형상이 처음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으로 이전의 작업에는 주로 사람이 등장했었습니다. 개를 소재로 그리고 있으나 내용, 주제는 인간적인 속성을 다루고 있는데, 작품에 등장하는 개는 독립된 의지나 감각, 지각, 감성이 있는 강인한 존재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인간의 관점에서 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인 개가 바라보는 것 들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이를 통해 인간의 내면에 공존하는 다른 종의 성질, 또 언제든 다른 어떤 것이 될 수 있는 것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을 던집니다.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이지만 표현이나 기법에서 전통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운데, 스밈에 그 기본이 있는 먹 작업과는 다르게 미색의 점토를 광목에 수십 번 반복해서 바르는 과정을 거쳐 바탕을 만듭니다. 백자토를 덧바르는 과정에서 쌓이는 흙과 몇 번씩 덧씌어진 개들의 표정에서 회화가 가질 수 있는 투명함과 깨끗함은 줄었으나 전체적인 톤에서 느껴지는 먹먹한 느낌이 살아났습니다.
Artist Statement
1.
재현적인 도상을 벗어나 천진하고 컬러풀한 이미지로 전환된 작업의 시작은 별것 아닌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 ‘늦은 밤 도로 한 복판을 걷던 개들은 어디로 가려던 것일까?’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늦은 밤, 낯익은 개 두 마리가 20미터쯤 앞 도로 한복판을 걸어간다. 10년간 함께 지내온 우리 집 개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땀을 뻘뻘 흘리며 몇 대의 차들 세우고 나서야 그들을 안아들었다.
2.
천진하고 당당하게 걷던 개들은 어디로 가려고 했을까? 왜 떠났을까? 나는 어딘가를 향해 짖거나 걸어가는 개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긴 산책’은 이렇게 시작한 작업이다.
3.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내가 천착한 지점은 ‘천진함’이다. 나는 온갖 불길함 속에 그들을 세워 놓고 싶었다. 불온한 대기, 헝클어지고 흐트러진 땅, 그리고 비밀스러운 안개.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이겨내는 것은 그들의 ‘천진함’이다.
4.
궁극의 교감은 상상이다. 그들의 세계에서, 불길하고 위험한 숲에서 살아가는 개들의 천진함을 상상해 보자. 그곳에서 살아가는 개가 되어보자.
학력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학사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 학사
개인전
2016 Non Human Nature, 무소속 연구소 Gallery Vostok, 서울
주요단체전
2015 상상, 번지점프전, Art Company GIG, 서울
2014 열+정, 신진작가의 함성, 갤러리 세인, 서울
ON GRID 1st Opening Exhibition, 드로잉 블라인드, 서울